알반 베르크(Berg)의 피아노 소나타 op.1
파리 생드니에서 조성진의 연주로 처음 접했는데
인생에서 처음듣는 레파토리를 그 장소에서 들으면서 느낀 건,
아 더 공부하고 많이 들으면서 느끼고 올 걸!
모르는 상태로 강렬한 음색과 농도깊은 표현을 접하니
그것을 온전히 접하고 이해하지 못함에 아쉬운 마음이 컸다.
분명 강렬하고 스산한 분위기의 음색이 기억에 강해서
돌아와서도 듣고 또 듣고,
집중하고 싶은 날 커피와 함께하는 곡이다.
도입부의 그 우울한 감정이 참 좋다.
이게 알반 베르그의 졸업작품이었다는 것이 그저 경이로울 뿐.
가끔은 천재들의 삶이 부러울 때가 있다. 도대체 머릿속에 어떤 스파크가 튀길래 그런 상상력과 표현이 가능할까?
그리고 이런 천재적인 작곡을 작곡가의 의도에 맞게, 또는 감상자가 느낄 수 있도록 정서를 담아 연주하는 저 연주자는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 걸까?
듣고 있으면 파리에서의 초여름이 생각난다.
건조하면서도 정열이 느껴지는 햇볕. 온도. 바람.
처음가본 파리, 그것도 사건사고 많이 일어난다는 생드니에서 혼자 겁도 없이 가서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소중한 사람을 위한 선물도 전해주고.
코로나19 시국에 유튜브로나마 잠시 다녀왔던 세계여행을 복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