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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리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테일러 스위프트의 '미스 아메리카나' 후기 리뷰] 착한 아이 컴플렉스를 벗어 던지고 진정한 나를 담담하게 노래하기

눈이 부시다 못해 어지러울 정도로 밝게 비추는 스포트라이트를 매일 같이 경험해야 하는 '연예인'.

그 중에서도 톱스타 '여자 연예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 어떤 느낌일까요.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다큐멘터리입니다. 미스 아메리카나(Miss Americana).

 

어릴 때라면 그런 삶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겠다, 라고 생각했을겁니다. 온 세상의 사랑을 받고 살테니까 딱히 불만족스럽거나 힘든 점이 없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땐 세상의 비판을 마주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고, 그런 삶을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죠. 착하게 살아라, 잘 웃어라, 예의바르게 행동해라, 칭찬받을 행동을 해라... 어떤 기준을 충족하면 칭찬을 받고, 또 그 칭찬을 지속적으로 받기위해 우리는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우리는 이제는 성인이 되었고, 선한 영향력 못지 않게 세상에서 벌어지는 불합리하고 비인간적인 상황들을 처음 목격하기 시작합니다.

 

세상은 참 이상합니다. 어릴 때는 그렇게 세상이 아름답다고 교육을 받고 살았습니다. 나쁜 사람들은 그에 마땅한 벌을 받을 것이며 결국 착한 사람들은 복을 받을 거라면서요. 하지만 세상은 꼭 그렇게만 돌아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죠. 그런 상황을 처음 목격한 순간 한 대 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 했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엄청난 명성을 얻는 과정에서 일련의 몇 가지 차별과 불합리한 상황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녀와 사귀는 이성들에 대한 가십거리, 외모 변화에 대한 비하적인 발언, 심지어는 성추행 등... 인간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언행들이었죠. '착하다'는 틀에 갖혀 본인을 옭아매는 그 선입견에 순응하는 삶을 살고 있던 테일러는 조금씩 변화합니다. 아니, 스스로의 껍질을 깨고 나온다고 해야할까요. 여자 컨트리 가수는 조신해야하며, 정치적인 신념을 언급하지 말아야한다는 불문율을 깨고 본인이 살던 주의 공화당 상원의원을 비판하고 투표를 장려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 시작합니다. 또한 성 소수자들에게도 관심을 가지며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하지요. 그녀가 생각하기에 옳다고 믿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그것을 피력합니다.

 

비록 그녀가 비판한 그 후보는 결국 당선이 되었지만, 그녀의 영향력이 닿았는지 그 직후 젊은 사람들의 투표율이 크게 상승했으며 존중받아야 할 사회에 관해 많은 대화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인식의 변화를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번도 시도 해보지 않았던 것이라면 더더욱이요. 특히 본인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때 그 영향력을 활용하는 것은 참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한 번 잘못되면 여태 쌓았던 명성과 인기를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위험성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다큐멘터리 속 테일러 스위프트는 그러한 걱정, 슬픔, 외로움, 결단, 두려움과 같은 인간적인 감정을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것이 옳기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는 막힘이 없습니다.

 

과연 이런 걱정들은 톱스타 여자 연예인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까요? 

 

사회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많은 부분들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고, 제 상황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할까. 무엇을 향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야할 것인가. 누구를 향해. 어떤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