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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가치있는 교육

[학급경영 교단일지 쌤블로그] 6학년 담임해도 괜찮아! 졸업식이 끝난 뒤, 시원섭섭한 마지막 준비 과정 기록

온종일 향기나는 하루, 졸업식.

 

드디어 우리 학교도 졸업식을 했다. 6학년은 처음인데 그래서 더 많이 설레였고, 더 많이 노력했다. 초등학교 학년 중 가장 고학년으로 그나마 가까운 나이, 내가 조금 더 공감해줄 수 있고 깊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학년. 그러면서도 사춘기에 접어들어 적대적인 관계, 그 이상으로까지 치닫을 수도 있는 학년.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래서 더 많은 고민과 혼란을 가지고 있는 이 아이들의 학년. 6학년.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꼈다. 나의 학급경영은 더 단단해야 하고, 더 유연해야 한다. 적고 보니 역설적이지만 그것이 내가 얻은 교훈이다. 더 치밀하고 계획적이되, 더 널널하고 즉흥적이어야 한다. 더 공감해주면서도 더 단호해야한다. 강하면서도 여려야한다. (하 이게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그 '중용'인가..)

 

사실 많은 것은 바라지 않았다. 어차피 나는 6학년은 처음이고 그만큼 미숙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그건 사실이었다. 정말정말 미숙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들과 부딪히고 실행, 반성하면서 성장했다. 역시 현장이지 말입니다. 그리고 이번주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는 날이 성큼 다가왔다. 전날까지만 해도 아이들 졸업기념 선물을 준비하느라 너무 진을 빼서 잠을 못잤고 날짜감각도 없었는데... 벌써 졸업이라니... 정신없는 하루만 보낸 바람에 나의 감정을 되돌아 볼 여유조차 없었는데, 그래서 '마지막'에 대한 생각이 딱히 없었다. 그저 무덤덤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당일에 와서야 감정이 밀려왔다. 이렇게 그냥 보내도 되는 걸까, 뭘 더 챙겨보내야 하려나, 참. 시원섭섭하다.

 

미숙한 나를 만나 고생이 많았다, 나의 첫 6 제자들아.

가끔 오는 이런 문자는 일 년치 에너지를 충전시켜준다. 풀충전~

송사가 있다면 답가도 있어야지! 중학교에서도 잘 살아, 내 사람 :)

이번 졸업식은 최대한 간소하게 하게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학부형은 교문밖에서 대기, 간소하게 교실에서 호다닥 식 마무리.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교생 마스크 졸업식... 조금 슬프지만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그나저나 새학기가 걱정이다. 3월 첫날부터 마스크를 쓰면 라포형성이 잘 안될거같은데... 얼굴전체가 아니라 눈으로만 대화하면 오해도 생길 수 있을 것 같은데, 관계를 잘 쌓아가야 할텐데...

얼굴이 잘보이는 투명 마스크 어디 없나?

앞으로에 대한 다짐을 생각하고 글을 적어보는 시간을 줬는데 나에게 사랑 고백하는 깜찍이.

나도 고마워!

그러게요 선생님도 더 잘 기억날 것 같아요... 코로나 졸업식...

'초심'을 떠올리는 아이.

내가 걱정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 마스크에 얼굴이 가려지면 대화가 불편해요~

관계형성에 얼굴로 말하는 비언어적인 것도 중요한 데 말이지.

막간을 이용해서 아이들이랑 미니 졸업사진도 찍어봤다. 졸업을 앞둔 아이들의 마음을 담은 가랜더를 만들고 화보촬영처럼 찍어봤는데 생각보다 잘 나와서 뿌듯하다. 졸업장 선물 꾸러미에 같이 넣어줬는데 발견했으려나-?

 

나중에 영웅의 증표처럼 들고 찾아오면 스승의 날 때 맛있는 치킨이나 사줘야지. 

칭찬의 말이 담긴 보석같은 롤링페이퍼! 장난으로 쓸까봐 다양한 비교육적 경우의 수들을 살짝 걱정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의젓한 아이들. 이런 추억은 방울방울 보석으로 남을거야.

내가 할 일은 다 끝났다. 안전하게, 그리고 사이좋게 오순도순 사는 경험을 했으면 일년은 성공한거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사랑하면서 살아 얘들아.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짧단다!

우리가 만난 첫 날, 날 처음보는 그 순간이었는데도 사랑한다는 말이 이렇게 바로 나올 정도로 순수하고 귀여운 아이들. 마치 처음 태어난 아기오리 같잖아... 귀여워. 나도 사랑해~

남녀차별이라는 건 어른에게나 아이에게나 항상 민감한 이슈. 첫날부터 이 키워드를 보게 되었고, 날마다 되돌아보고 다시 계획해보고 반성해보고... 올해는 더 많은 피드백을 받아봐야지.  

첫날부터 피구에 대한 지분을 강력 주장하는 아이. 그래 너희가 원하는 것 위주로 고민해봤지. 올해는 더 다양한 활동을 계획해야겠다.

선생님이 2번 이벤트 한거다~ 그 어려운 걸 해냈다~

3번도 나름 열심히 노력했는데 과연 이 친구는 그렇게 느꼈을지 모르겠다.

1번은... 미안하다. 더 쉽게도 냈어야했는데.

죽기와 살기. 살면서 해보고 싶은 것. 

뭔가 깊은 울림이 있네.

정직한 삶을 살아가기. 지난 해 나와 함께한 시간동안 정직이라는 가치가 더 스며들었을지, 나도 반성하게 된다. 참된 가치지만 참으로 어려운 것. 

 

아쉬운 마음은 달래면서 행복했던 추억들, 내가 간과한 실수들을 경험삼아 다음 6학년을 더 잘 준비해야지. 이번 달은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달이 될 것 같다. 여유를 가지되, 부단히 해봅시다. 우선 대청소부터.

 

*첨부 게시글은 막간의 꿀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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